2009년 10월 23일 금요일

신문사 방송 진출 봇물, 다각화 전략의 일환인가? | 대부의 지혜



지난 10월 20일 디지털칭기스가 작성한 '종합편성(보도) PP 도입이 국내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효과'에서 신문사의 방송사업 진출 현황에 대해 좀더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겠다.

최근 주요 신문사들이 방송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진출이 맞는 듯하다.

대형 통신사(KT, SKT, LG텔레콤)들은 이미 IPTV를 통해 방송 산업에 상당 부분 진출한 상태이고, 이에 질세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메이저 언론사들도 PP를 운영하고 있거나 적극 추진 중인 것이다.

언론보도에 나타난 신문사의 방송 진출 사례를 살펴보면, 이미 승인 PP에 진입해 있는 YTN, MBN, 한국경제TV 3개사 이외에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동아TV), 서울경제(SEN TV), 이데일리 TV, 머니투데이(MTN), 서울신문, 한국일보, 국민일보, 경향신문 등 수두룩하다.

그러나 방송 진출 일변도로 흐르고 있는 신문사의 미디어 경영 전략이 온라인과 모바일 등 장기적인 ‘블루오션’ 분야로 다각화되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동영상 비즈니스 측면에서 콘텐츠 제작보다는 유통경로 확보가 더 시급해 보인다.


주요 사업자 현황 과 동향

연합뉴스는 최근‘연합뉴스 방송 진출 돛 올랐다'라는 제목의 사보를 통해 보도전문 채널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앞서 방송사업기획단을 꾸렸다. 이어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회장 김인규)와 포괄적인 디지털미디어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IPTV 콘텐츠 개발, 첨단 방송 서비스 구현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조선일보 계열 디지틀조선일보는 경제정보 장르의 방송채널(PP) `비즈니스앤'을 필두로 방송진출기획단’을 출범시키고, 편집국 간부들과 기자 등 30여 명으로 꾸려 종합편성PP 선정 작업 기준을 준비중이다. 인터넷 동영상 뉴스였던 '갈아만든 이슈'를 '실험'이라고 자체 평가할만큼 조선일보의 방송에 대한 의지는 남 못지않게 강하다는 평가이다. 이제 크로스미디어 전략의 마지막 영역인 방송 진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편집국에 영상미디어부를 신설하고 PD를 영입해 방송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조선일보는 미디어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EDP(Electronic Paper Display) 서비스를 실현 중에 있다. EDP는 종이와 디스플레이 장치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디스플레이로 전자신호를 이용해 이미지나 텍스트를 표시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EDP 플레이어 안에 종이 신문의 모든 정보을 저장하여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가지고 다니면서 볼 수 있도록 만든 개념인 것이다.

동아일보는 방송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했는데 위원회의 위원장에 사주인 김재호 사장이 직접 맡을 정도로 의욕적이다. 전략팀과 기획팀으로 구성된 방송사업본부에는 전문위원과 기자, 미디어 경영직 등 총 122여명에 이른다.

중앙일보도 최근 중앙일보 방송본부 출범식을 열고, 추진단 가동에 들어갔다. QTV, J골프, 카툰네트워크, 여성채널 등 4개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함께 글로벌 미디어그룹과의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앙일보는 일찌감치 M프로젝트를 꾸리고 조인스TV에 '중앙 NEWS 6'라는 보도방송을 시작했다. 이는 보도전문 진출을 사실상 염두에 둔 것으로 중앙일보는 이미 뉴미디어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편집국에 스튜디오를 만들고 아나운서, 작가 등 방송 전문 인력을 채용해 <6시 중앙뉴스>를 인터넷으로 내보내고 있다.

QTV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터너 브로드캐스팅이 지분 투자를 할 정도로 글로벌 미디어와의 네트워크도 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는 Qch을 QTV로 변경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기타 군소사에 속하는 신문사의 발걸음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경제TV는 유튜브에 동영상 채널을 개설했으며, 경향닷컴은 다음 TV팟과 제휴해 경향iTV를 운영하고 있다. 한겨레 등도 신문사닷컴을 통한 보도 영상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신문사의 방송 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

일단 신문사의 경영 의지(전략)에 따라서 방송 시장 진출은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익을 내려면 크나큰 고통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크게 2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들의 진출은 신문법 등 새로운 시행령과 맞물려있다.

즉 자산규모 10조원 미만 기업은 일간지 지분의 100%, 10조원 이상은 49%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 그것이다. 이 안은 문광부에서 추진중인데 원안대로 신문법 시행령이 바뀌면, 올해 8월말 현재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인 29개 기업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이 일간신문의 지분을 100%까지 가질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기준은 방송법 시행령에도 자산규모 10조원을 대기업 기준으로 삼고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현재 TV, 온라인 매체에 밀려 신문이 사양 산업이라고 하지만, 언론법에 의해 매체 간 겸영이 모두 허용되어 미디어복합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한다면 대기업들이 다시 진입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입법 예고 중인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되면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방송의 종합 편성 및 보도 전문 채널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뉴는 많고 선택만 남은 셈이다. 우선 케이블 방송의 종합편성 채널에 진출한 뒤 MBC와 KBS2가 민영화되면 지상파 방송까지 넘볼 수 있다. 즉 복합미디어그룹 구도의 서막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다른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신문사들이 TV산업의 구조 변화를 예의주시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IPTV 등 신규 매체가 추가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영화·동영상·뉴스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모바일로도 동영상·음악 콘텐츠의 유통이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유통이 소비되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매우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변수가 많은 미디어 시장에서 투자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고, 수익성 또한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모 연구기관에 따르면 10대 종합지 가운데 Big 3(조선-중앙-동아)의 2006년 매출액 점유율은 69.2%, 매출액은 1조 66억 원에 이르고 있다. 반면, 방송위에 등록(승인)된 187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 가운데 보도를 하고 있는 YTN, MBN, 한국경제TV 3개사의 2006년 매출액은 1,560억 원에 불과해 매출의 불균형이 심화되어 있다.

보도전문 채널 진출을 추진하는 언론사들이 늘면서 이에 대한 우려와 논란도 커지고 있다. 우선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선도 방송사라 할 수 있는 SBS가 SBS미디어홀딩스(대표 우원길)가 경제전문채널을 출범하였다. 지난 22일 세계적 경제전문채널 CNBC와 합작해 ‘SBS CNBC’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스포츠케이블채널 엑스포츠(XPorts)를 인수한 홀딩스는 엑스포츠의 장르 변경 절차를 거쳐 해당 채널에 SBS CNBC의 방송을 송출한다는 계획이다. SBS CNBC는 내년 1월 개국하는데, 경제 보도 중심의 신문사들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강력한 경쟁자가 탄생한 셈이다.

신문사들의 방송 진출이 메이저 신문사들만의 리그가 아닌 지역 언론에 대한 고려, 여론 다양성 보장, 신문재벌의 보도채널 무임승차 방지 장치를 마련해 중앙지, 지방지, 그리고 방송 채널 사업자간 소모적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닌 협력적 경쟁(Co-petition)을 통해 공진화할 수 있는 거시적인 차원의 정책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궁극적으로 신문사들의 미디어 전략의 바람직한 방향으로,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Want Casting)과 더불어 교육, 보도, 시사 프로그램과 같은 시청자에게 필요한 방송(Need Casting)에 대한 지원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미디어 정책이 정상궤도에 안착하려면 전체 시장의 체질 개선 또한 고민해야 할 때이다.

0 댓글:

토론에 참여하세요